디지털 유산

디지털 유산에 대한 보험 상품의 등장

daylime 2025. 7. 24. 09:44

회사원이 상자를 들고있고 날개가 달린 돈이 날아 들어온다

디지털 유산의 자산화, 보험이 주목하다

디지털 시대가 성숙함에 따라 생전의 온라인 활동, 클라우드 자산, 암호화폐, SNS 계정, 이메일, 유튜브 채널, NFT 컬렉션 등은 점차 하나의 자산군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근 주목받는 키워드가 바로 디지털 유산에 대한 보험 상품의 등장입니다. 전통적인 생명보험이나 재산보험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디지털 자산의 상속·보호·관리를 중심으로 한 보험 형태가 하나둘씩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디지털 유산 보험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금융 및 테크 업계에서는 미래 자산관리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는 디지털 유산의 상속 계획을 사전에 설계하거나, 계정 접근권을 보장받는 ‘디지털 자산 생전 관리형 보험’이 시범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디지털 자산의 불안정성, 보험이 메운다

디지털 유산에 대한 보험 상품의 등장은 기술적 위험, 계정 접근의 어려움, 해킹 및 도난 가능성 등 다양한 보안 위협에서 비롯된 수요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암호화폐의 경우 비밀번호나 키 관리가 상속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전 재산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리스크를 대비해, 보험사는 일정 비용을 받고 생전 디지털 자산 정보 백업, 상속 계획 등록, 그리고 사망 시 지정 수혜자에게 권한을 안전하게 이양하는 서비스를 패키지로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상품은 사망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수혜자에게 ‘디지털 금고’ 접근 권한이 이전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한 보장 구조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기술적 신뢰성과 안전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보험의 기능을 넘어선 디지털 유산 설계 서비스

디지털 유산에 대한 보험 상품의 등장은 단순히 금전적 보상을 넘어, 유족들이 고인의 디지털 자산에 접근하거나 정리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디지털 상속 설계’ 기능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SNS 게시물, 사진, 문서, 메시지 기록 등의 보존 여부를 생전에 선택할 수 있고, 지정된 플랫폼을 통해 일정한 절차에 따라 유족에게 제공됩니다.

이는 단순히 금전적 가치가 있는 자산뿐 아니라 정서적·사회적 가치가 있는 정보까지 보호하려는 흐름입니다. 특히, 디지털 발자국이 고인의 정체성과 기억으로 남게 되는 현실에서, 이러한 보험 상품은 디지털 유산 관리의 윤리적 문제까지 포함하는 통합형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주요 국가의 사례와 시사점

현재 디지털 유산에 대한 보험 상품의 등장은 북미와 유럽, 일본 등 디지털 자산 보유율이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활발히 논의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MetLife, Prudential과 같은 대형 보험사들이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유산 보험 연구를 진행 중이며, 일부 스타트업은 클라우드 자산 및 소셜 미디어 계정의 상속 서비스를 포함한 맞춤형 보험 상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디지털 자산 종합 상속 서비스’가 민간 기업 주도로 확대되고 있으며, 특정 보험사는 암호화폐와 NFT를 포함한 자산 목록을 유언장 형태로 사전 등록하고, 사망 시 자동 전달하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GDPR과 디지털 접근권 관련 법률에 맞추어, 법적 정합성과 사생활 보호 측면까지 고려한 보험 구조가 설계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본격적인 디지털 유산 보험 상품은 없지만, 관련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금융사와 스타트업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상품이 등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제도적 과제와 보험 산업의 준비 과제

디지털 유산에 대한 보험 상품의 등장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제도적 기반 정비가 필요합니다. 특히 국내의 경우 ‘디지털 자산’의 법적 정의가 모호하거나, 상속권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부재한 상황이기 때문에 보험 상품 설계에 어려움이 따릅니다.

또한, 개인정보 보호법, 전자기록법, 유언장 관련 민법 조항 등의 개정이 병행되어야 하며, 디지털 유산 보험이 악용되거나 사기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보험 감독 당국의 명확한 규제와 가이드라인도 필요합니다. 보험사 역시 생명보험 중심의 전통적 보장 구조를 넘어, 기술 기반 자산의 유동성과 보안성을 이해하고 이를 반영한 상품 기획 역량을 갖춰야 할 것입니다.

 

디지털 유산 보험과 상속자의 심리적 안정

디지털 유산에 대한 보험 상품의 등장은 상속자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많은 유족들은 사랑하는 사람이 남긴 계정, 파일, 메시지, 사진 등을 보며 애도의 시간을 보내고, 정신적 위로를 받습니다. 그러나 비밀번호나 접근 권한이 없어서 아예 접근조차 못하는 경우, 감정적으로 큰 상실감과 좌절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때, 사전에 설정된 디지털 유산 보험은 고인의 의도에 따라 상속자에게 정보 접근 권한을 안전하게 이전하며, 이러한 심리적 부담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특히, 갑작스러운 사망이나 사고로 인해 미처 정리하지 못한 디지털 자산을 보험을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상속할 수 있다면, 유족 입장에서도 유산의 가치뿐 아니라 고인의 기억을 온전히 이어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디지털 유산에 대한 보험 상품의 등장은 단순한 자산 보호를 넘어선 ‘디지털 애도 문화’의 기반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디지털 자산 시대, 보험의 진화는 계속된다

결국 디지털 유산에 대한 보험 상품의 등장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디지털 자산이 일상화된 사회의 자연스러운 흐름이자, 제도적 진화의 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리적 유산처럼 디지털 유산 역시 보호받고, 상속되고, 계획되어야 하는 시대입니다. 이러한 보험 상품은 단순히 보상을 위한 장치가 아니라, 유족의 접근성 보장, 프라이버시 보호, 자산의 가치 유지까지 포괄하는 복합적 장치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세계에서의 죽음은 이제 기술로 예측 가능하고, 대비 가능한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디지털 유산에 대한 보험 상품의 등장은 인간의 삶과 죽음, 그리고 기억의 새로운 형태에 대한 사회적 대응이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진화해갈 중요한 분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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